치과 치료 Ⅱ
예전에 미뤄두고 까먹어버린 이빨이 다시 아파와서 또 치과에 가게됐다. 이번에 타겟이 된 녀석은 위아래 하나씩 두 개, 모두 보철을 새로 해야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반대쪽 이빨 4개의 보철도 수명이 거의 다해 보수공사를 해야되는데 4개를 한번에 치료하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또 잠시 잊어버리기로 했음;
'대충쓰고 떼돈벌어서 임플란트 해야지'라는 인생의 말로
거의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신경치료 하고 이번주 내내 임시치아를 붙이고 다니다가 드디어 오늘 금으로 만든 이빨을 끼우면 지긋지긋한 치과 치료는 당분간 안녕..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빨을 끼웠다 뺐다 하면서 마주치는 이빨과 잘 맞도록 QA 하는 과정에서 간호사 언니가 핀셋을 헛디뎌 이빨을 놓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재수없게도 혀와 목 근육의 사각지대에 착지해버렸다. 목에 걸린채로 몇분을 켁켁거리고 있으니 옆에 병원으로 옮겨서 엑스레이를 찍어봐야 한다고 옆병원으로 이송(이라고 해봤자 걍 걸어서 이동)됐는데 목에 걸려있는 이빨이 넘어가지 않도록 스스로 목을 졸라 필사적으로 버텨봤지만 간호사가 자꾸만 '괜찮으세요?' 라고 물어보길래 사람 말을 너무 씹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 뭐라도 대답을 해주려는 찰나에 뱃속으로 스며들어버렸다.
목으로 넘어간 이빨이 식도를 자근자근 씹어내려가는 그지같은 느낌이 드는 가운데 '엑스레이 찍으러 갈 시간에 소주 한병 원샷하고 오바이트 해버리면 나오지 않을까', '이걸 내시경으로 꺼내려는건가', '똥으로 나오면 건져서 다시 꼽아넣는건가' 등등의 생각이 교차했다. 치과에서는 나름 응급환자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옆에 병원 가서는 아무렇지 않게 접수하고 티비보며 대기하려니 좀 뻘쭘.. 엑스레이를 찍고 이상한 기계안에서 또 뭔가 찍고 진찰을 받았는데 '이런 경우는 대부분 똥으로 나오니 걱정 마세요. 재수없으면 장에 빵구나서 복막염이 될 수도 있지만 쇠못도 똥으로 나오던데요 뭐 하하' 라는 소견으로 하루에 한번씩 얼마나 내려갔는지 엑스레이를 찍어보기로 했다. 내시경으로 꺼낼수 있는지 내과 의사랑 상담을 해봤는데 두 시간전에 샌드위치를 먹은 자의 위장에서 이빨을 찾아낼 자신이 없다며 GG 진료가 끝나고 보철물을 다시 만들기 위해 치과로 돌아갔는데 갑자기 매우 극진한 대접을 해줘서 살짝 쫄았다;
여기까지의 얘기를 들었다면 곧 세상으로 나올 금니를 잘 건져서 내다 팔면 얼마라도 챙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겠지만 금니에 들어가는 금은 잡다한 금속들과 합금된거라 개뿔 건질게 없다고 한다.
집에 가는길에 금붕어 뜰채라도 사갈까 했는데 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