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원 전직

관공서에서는 일년에도 몇번씩 크고작은 인사이동을 한다. 옆에서 보기에는 몇년 근무하다 좀 익숙해졌다 싶으면 딴데로 가버리고 새로운 사람이 와서 처음부터 다시 업무를 익히는 삽질이 굉장히 한심해보이기는 하는데 효율보다는 부패방지(?)가 우선이라고 하니 일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아무튼 몇주전에 인사이동이 시행되면서 통신 민원 담당이라는 팀이 하나 더 생기고 전체 인원이 한명 줄어드는 일이 있었는데 일이 매끄럽지 못하게 처리되면서 결국 내 생계가 위협받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른곳으로 가버려 공석이된 직원의 담당은 서무. 없으면 안되는 자리라 다른계에서 사람을 한명 데려와야 하는데 모든 계장들이 '우리계에서는 더이상 빼줄 인력이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협의는 무산되고 과장이 교환업무 보는 직원중 한명을 서무로 이동하도록 명령했으나 '나는 그렇게는 못하겠삼!' 하고 거부하는 관계로 과장은 살짝 혈압이 올라 이 직원을 다른데로 보내버리고 다른과에 있던 직원을 영입해 서무를 시키고 있다. 아무튼 교환 담당 직원이 3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면서 교환 직원들이 반발을 했고 이 자리를 메꾸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공익을 투입하게 됐는데 그게 바로 내가 됐다-_-;

이 곳에서는 시청과 두 구청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모두 받아 담당하는 부서로 전화를 연결해주는 일을 한다. 민원인에게 업무내용을 물어보고 해당 부서를 결정하는 과정이 그야말로 case by case라 나같이 땜빵으로 투입된 인력이 처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여권은 2084, 통신판매 허가는 2827, 주차단속 항의는 단원구는 6284 상록구는 5293 하는 식으로 인덱스를 만들고 A4 용지 몇장에 이쁘게 프린트해 눈으로 검색을 한다. 검색에 실패하면 왠지 이곳이다 싶은 부서로 대충 돌려주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민원인들 수명을 단축시키는데 특효로 알려진 공무원 무한 전화돌리기 스킬로 이어지게 된다; 반면에 여기서 몇년씩 일한 베테랑 직원들은 머리속에 다년간 최적화 과정을 거친 검색엔진이 들어있어서 쿼리를 받아들이는 순간 이미 키패드를 누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옆에서 보고있으면 그저 신비로울 따름..;

그동안은 좀 편한자리에 있어서 근무시간에 딴짓하기도 수월했는데 이곳에서는 뭔가에 집중하기가 불가능해서 낭패다. 새 직원 충원 계획이 있었지만 며칠전 물건너갔다는 얘기가 들리는걸로 봐서 아마 새 공익이 들어오거나 일용직을 선발하기 전까지는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 같다. 재수없으면 소집해제일까지 이짓을 하게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게 아니라는 점에서 덜덜덜..

교환기

이제 그만 나를 놔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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